미국 워싱턴주 동부는 단순한 풍경 여행지를 넘어, 지질학적 유산, 인간의 기술력, 감성적인 와인 문화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지역입니다. 서부의 대표 도시 시애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렌터카를 이용한 5일간의 여정은 날이 갈수록 더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애틀과 마운트레니어, 올림픽 국립공원을 떠올리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동부 지역은 상상 그 이상의 드라마틱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오늘은 그 중 3일차부터 5일차까지의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대자연을 만나는 일정과 함께, 소도시 특유의 정취와 맛까지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DAY 3. 드라이 폴스 & 그랜드 쿨리 댐 – 자연과 기술의 공존
🦅 콜럼비아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
다양한 조류와 동물이 서식하는 이 보호구역은 조용한 산책과 버드워칭을 하기에 최적입니다. 특히 가을철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짙은 안개와 함께 펼쳐지는 초원의 풍경이 감성을 자극합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생태 체험 장소로도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주요 관찰 포인트에는 벤치와 설명 표지판이 잘 마련되어 있으며, 하이킹 트레일은 완만한 코스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습니다. 번잡한 도심의 공원과는 전혀 다른, 생생한 야생의 기운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 드라이 폴스 (Dry Falls)
과거 세계에서 가장 거대했던 폭포. 지금은 말라버린 협곡만 남았지만, 수천 년 전의 지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드문 장소입니다. ‘워싱턴주의 미니 그랜드 캐년’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이곳은 한때 나이아가라 폭포보다도 수십 배 더 큰 규모였다고 전해지며, 빙하기 대홍수에 의해 형성된 지형으로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전망대에서 협곡을 내려다보면, 고요하면서도 경이로운 대지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특히 일몰 시간에는 붉게 물든 암벽이 예술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사진 애호가라면 꼭 삼각대와 망원 렌즈를 챙겨 방문해보세요.
⚙ 그랜드 쿨리 댐 (Grand Coulee Dam)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 중 하나로, 뉴딜 정책의 상징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낮에는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 시스템과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으며, 야간에는 댐 벽면에서 펼쳐지는 레이저 쇼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댐 인근에는 작은 박물관과 기념품점도 마련되어 있어, 역사와 공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꽤 흥미로운 장소가 될 것입니다. 거대한 구조물과 그 위를 흐르는 콜럼비아 강을 바라보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왔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DAY 4. 왈라 왈라 – 와인과 예술의 도시
🚶 Walla Walla 다운타운
왈라 왈라는 워싱턴주 동부에서 가장 감성적인 도시로 손꼽힙니다. 크지는 않지만 도시 곳곳에 예술적인 감각이 살아 있으며, 거리마다 아트 갤러리, 독립 서점, 공방, 커피숍 등이 아기자기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중심가에서는 지역 농부들이 직접 운영하는 파머스 마켓이 열리며, 신선한 과일과 수제 잼, 천연 비누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도보 여행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할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곳입니다.
🍷 추천 와이너리 리스트
- The Walls Vineyards: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프리미엄 와인으로 유명한 와이너리. 내부에 아트 전시가 함께 진행되며, 와인 시음 공간도 세련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 Grosgrain Vineyards: 내추럴 와인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곳으로, 섬세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현지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며, 유기농 인증도 받은 곳입니다.
🍽 현지 맛집
- Passatempo Taverna: 정통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감성 레스토랑. 직접 만든 파스타와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 Brasserie Four: 프렌치 스타일의 와인 다이닝. 가벼운 식사와 함께 와인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공간으로, 노천 좌석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DAY 5. 트라이 시티즈 & 귀환
🏞 Hanford Reach 국립 보호구역
콜럼비아 강 유역을 따라 펼쳐지는 드넓은 평원과 하이킹 트레일. 워싱턴 동부에서도 손꼽히는 생태 지대로, 카약, 하이킹, 조류 관찰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합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철새들의 이동 경로가 되어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합니다.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사진 작가나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도시의 소음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 트라이 시티즈 탐방
리치랜드(Richland), 켄위크(Kennewick), 파스코(Pasco) 세 도시가 모여 있는 이 지역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복합 문화 도시입니다. 첨단 과학 연구소와 고급 와인 셀러, 소규모 갤러리와 현지 식당 등이 공존하며, 관광객에게 신선한 인상을 줍니다.
와인 시음 후 도시를 천천히 산책하거나, 로컬 마켓에서 기념품을 구매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 귀환 및 마무리
모든 여정을 마무리하고 스포캔 또는 시애틀로 돌아가는 길. 차량 창밖으로 보이는 황금빛 들판과 끝없이 이어지는 하늘이 여행의 끝을 아름답게 장식합니다. 5일간의 렌터카 여행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목적지가 아닌, 과정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워싱턴주 동부는 시애틀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여행지입니다. 대자연 속에서의 조용한 시간, 역사와 기술이 만나는 현장, 그리고 고요한 와인 한 잔의 여유. 이 모든 경험이 어우러지는 여행지입니다.
특히 자연을 좋아하거나, 덜 알려진 여행지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이 코스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다음 휴가에는 시애틀을 벗어나 동부의 보석 같은 도시들을 향해 떠나보세요. 렌터카 한 대면 충분합니다.